쪽수 | 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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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 190 * 200 |
프랑스 수도원에서 나를 발견하다
기독교 영성학자가 쓴 최초의 ‘프랑스’ 수도원 순례기
『프랑스 수도원 순례』는 역사와 문화, 영성이 살아 숨 쉬는 프랑스 수도원들을 순례하며 사색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이다. 이 여정은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역에서 시작하여 서남부·프로방스 지역 그리고 남동부 지역에 이르며, 저자가 직접 방문하여 보고, 듣고, 경함한 수도원과 수도승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고 있다.
저자는 대학에서 ‘중세 수도원 영성과 개혁’이라는 강좌를 개설하여 가르치면서 수도원에 관한 수많은 책을 읽고 문헌을 찾아보았음에도 수도원이 여전히 멀게 만 느껴졌다고 한다. 세상과 격리되고 단절된 수도원 그리고 스스로를 유폐시킨 채 침묵과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수도승에게서 현대인들이 왜 감동하고 매료되는지 알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수도원이라는 공간을 직접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프랑스 수도원을 찾아가는 여정은 크게 세 권역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첫 번째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역에서는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쥬미에쥬 수도원, 649년에 세워졌으나 30명 남짓한 수도승들이 여전히 베네딕투스 전통을 잇고 있는 퐁트넬 수도원, 안셀무스의 숨결이 느껴지는 벡 수도원, 바다 한가운데에 자리한 바위섬에 세워진 신비의 몽생미셸 수도원 그리고 그레고리오 성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솔렘 수도원을 찾았다.
두 번째 프랑스 서남부와 프로방스 지역에서는 중세의 가장 거대한 수도원으로 그 위용을 자랑하던 퐁트브로 수도원, 어린 순교자 성녀 푸아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생푸아(콩크) 수도원 그리고 프로방스 계곡에 자리한 세낭크 수도원을 찾았다.
그리고 개혁 수도회의 본원이 위치한 프랑스 남동부 지역에서는 그리노블의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과 리옹의 클뤼니 수도원 그리고 디종의 퐁트네 수도원과 시토 수도원, 삶의 여유과 고요가 넘치는 플뢰리 수도원을 찾았다.
이 밖에도 클로드 모네의 심장이 뛰는 지베르니, 고독한 순례자를 만날 수 있는 아를, 화해와 나눔으로 하나님의 비전을 꿈꾸는 떼제 공동체를 찾았다.
최근 수도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수도원을 소개하는 책들이 여럿 나오긴 했지만 기독교 영성학자가 ‘프랑스’ 수도원만 소개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포스트모던 시대 이후의 기독교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사막 교부 영성’과 ‘수도원 운동’에 천착해왔다. 저자는 수도원에서 보낸 하루하루, 수도승들과 만난 순간순간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침묵 속에 있었으나 여전히 살아 역동하고 있는 프랑스 수도원들이 중세가 아니라 자신의 현존과 만나게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넘치는 세속화된 시대이지만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늘 저 너머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그리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책은 고독하지만 깊은 영성의 샘이 흐르는 수도원으로 발을 들여놓게 한다. 이를 영혼의 쉼을 누림과 동시에 저자처럼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과 마주하게 할 것이다.